영어 공부 어디까지 해야 할까요?

수포자는 대포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학이 중요한 시대이다. 오죽하면 닥수라는 말이 다 나왔을까? 닥치고 수학 시대를 살면서 영어는 과연 어디까지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된다. 영어 공부는 과연 어디까지 하는 게 맞을까? 

 

영어는 초등학교에 수능 1등급을 만들어야 한다!

공부 좀 시킨다 하는 집에서는 초등학교 때 영어 마스터를 목표로 한다. 수능 영어도 점차 난이도가 오르고 있는데도 수능 영어 1등급 정도는 해 놔야 다른 과목들에 매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수능 1등급을 만들려면 영어유치원부터 시작해서 청담어학원으로 마무리하는 코스 정도는 밟아 줘야 한다. 이 과정 없이 집에서 한다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거다.

 

하지만 외국인과 소통을 위한 영어를 목표로 하는 게 아니고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영어를 원하는 거면 초등 고학년 때 빡세게 시키면 될 거다. 초등 필수 어휘 같은 건 몇 주 안에 끝내고, 중등 필수 어휘는 한두 달 정도에 마무리하고, 수능 필수 어휘 암기 과정을 거치고, 독해집은 브릭스나 서브젝트 링크 아래 단계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쌓아 올라오면 된다. 그렇다고 수능 1등급이 따놓은 당상이 되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올라가게 될 거다. 하지만 이 과정은 무척 지리하다. 어린아이가 감당하기에 쉽지 않다. 

 

그런데 어릴 때 영어를 시키는 부모님의 욕심은 수능 영어 1등급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말하기도 좀 해야 하고, 듣기는 100% 되어야 하고, 거기에 원서는 자유롭게 읽고 시험을 치렀을 때 Ar은 6점대 이상 나와 줘야 한다.  토플까지 관심을 갖게 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Ar이 정체기예요, 말하는 걸 잘 못해요, 듣기가 잘 되는지 모르겠어요.'와 같은 반응이 많다. 

 

결국 선택은 아이들과 부모님께 달려 있는 것이다. 영어 문해력을 완성하는 수준을 정하는 거 말이다. 어떤 글을 읽더라도 거기서 정확하게 요점을 파악해 내고, 단어에 발목이 잡히지 않고 추론할 수 있는 능력까지 키우려면 생각해 보라! 우리나라 아이들이 국어 실력을 그 정도로 하려면 어느 정도 연습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실천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토플 학원에 보낼 필요는 없다

영어를 시키다 보면 끝이 없다. 이유는 학원도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완성도 있는 공부를 하겠다는 건 인정하지만 굳이 우리 아이가 토플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능 킬러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토플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수능 기출문제나 모의고사문제를 푸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초등학교 때 토플에서 고득점을 받는 건 힘들다. 토플 지문을 이해하는 데에는 비단 영어 실력만 필요한 게 아니라 배경지식과 전문지식이 함께 어우러져야 하기 때문이다. 

 

토플이 어렵다고 해서 토셀 같은 시험을 보는 것도 괜찮지만 차선책으로 적당히 공부하는 방향을 잡기 위해서라면 단호히 거절하기 바란다. 토플도 토셀도 반드시 필요한 공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의 영어 실력을 키워 주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잡는다면 모를까 분위기에 휩쓸려 토플 정도는 해야지 싶다면 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중등 내신 문법을 위해 문법에 올인할 필요도 없다

마지막으로 초등 기간을 잘 마무리한 아이들이 중등 내신을 위해 이제껏 공부한 것을 뒤로하고 문법에 올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절대적으로 위험한 일이다. 영어유치원 나오고 초등학교 때 실컷 닦아 놓은 실력이 주저앉아 버릴 위험 때문이다. 영어는 외국어이고 언어이기 때문에 안 쓰면 잊게 되어 있다. 수능 1등급 실력 갖추었으니 됐다! 하고 놓아 버리면 정작 고등학교 때 수능을 치러야 할 때 원하는 성적을 낼 수 없다. 

 

조화로운 공부가 필요하다. '영어 공부는 어디까지 해야 하나요?'의 질문은 '영어 학원 언제까지 보내야 하나요?'라고 읽어도 될 것 같다. 영어 학원은 아이가 혼자서 내신 공부를 할 수 있을 정도라면 그만둬도 된다고 본다. 하지만 집에서 다 내려놓고 놀기만 한다면 당연히 영어 학원은 계속 보내야 한다. 어찌 되었든 간에 끌고 갈 동력이 될 테니 말이다.